title 들여다보는 벽
type 인테리어
size 126
location 서울시 강남구
year 2023
team 이윤석, 최규순, 박찬우
status 완공

photography 텍스쳐 온 텍스쳐
leather 아뜰리에 토릴
sculpture 에이엔아트
복도에 면하고 있는 매장의 얼굴은 소비자가 안으로 들어갈지, 다음 문을 기웃거릴지 결정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때, 얼굴은 입장을 취해야한다. 투명하게 웃는 얼굴로 더 많은 손님이 안쪽을 들여다보게 만들것인가? 아니면 어두운 얼굴로 복도를 가려 매장 안 손님들이 음식에 더 집중하도록 만들것인가!

매장이 들어설 강남역 358타워 201호는 매장 전면에는 강남대로가 내려다보이는 복도가 있다. 강남대로에서 매장 공간을 올려다보면, 복도의 너비만큼 안쪽으로 물러선 매장의 벽이 보인다. 건물 바깥으로 내밀 큼지막한 얼굴을 갖고있는 셈이다. 건물의 복도와 창이 매장의 얼굴과 맺고있는 관계를 디자인의 단서로 삼아, 매장의 외부공간은 투명한 얼굴도, 꽉 막힌 얼굴도 아닌 신기하고 입체적인 얼굴을 갖도록 설계했다. 매장의 얼굴은 강남대로를 지나다니는 유동인구에게는 장소로서 인지되게하고, 복도로 유입된 인파들로 하여금 벽을 도구삼아 내부의 풍경을 즐겁게 감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제 건물 안에서 길을 잃어버릴 일은 없어졌다.

매장의 내부공간은 브랜드가 가진 음식과 재료에 대한 진지함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복도 공간을 돌 조각 위에서 균형을 잡고있는 벽을 세우고, 변화하는 모양과 높낮이의 천장을 얹어 벽을 넘어서는 순간 완전히 다른 건축물로 들어서는 것과 같은 경험을 만들었다. 아래, 위가 뚫려 공중에 떠있는 벽은 내부 손님들로 하여금 복도와 복도 너머 인파의 존재를 잊어버릴 수 있게 도와줌과 동시에 매장 안의 천장들과 한데 어우러져 안과 밖, 실내와 실외에 대한 감각을 흐릿하게 만든다.

거친 바위조각에서 매끈한 석재 타일까지 다양한 단계로 가공된 재료를 사용하여 음식의 원재료가 요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은유했다. 자세히보면 돌에서부터 금속, 가죽, 나무, 도기, 타일, 플라스틱, 천 등 매우 다양한 재료가 공간 안에 녹아있다. 돌 조각과 가죽 소품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디자인했다.